Archivum 붕괴: 스타레일

어느 소포에 동봉된 편지

마샤에게

예전에 너랑 같이 암석 꽃게를 잡던 페인 기억나?

긴 얼굴에 잠이 덜 깬 눈을 가진 녀석 말이야. 기억나지? 그 녀석이 고대 유물을 암거래하다가 몇 년 안 돼서 질 나쁜 놈들에게 걸려어. 지금은 소식이 끊겼지.

그 녀석이 기계 묘지에서 편지 무더기를 발굴했는데, 고대 유물 거래 시장에선 아예 안 팔리더라고. 거긴 고대 유물이 아니면 값을 쳐주지 않는 곳이니까. 결국 가난에 시달리다 내게 와서 편지를 살 거냐고 묻더라. 내가 취급하는 건 수산물이지, 쓰레기가 아니라고. 암석 꽃게라면 모를까, 편지를 어디에 써?

그래도 알고 지낸 정이 있으니까 저가로 편지를 구매해 줬어.

그 녀석은 입만 열면 거짓말이야. 편지에 수산물 암거래 정보가 있어서 수집가가 아닌 내게 파는 거라고 했어. 몇십 통의 중에 겨우 한 편지에서 꽃게를 언급했더라. 터널 암석 꽃게라는 건 이쪽 일을 하면서 처음 들어봐.

이름만 들으면 암석 꽃게랑 연관이 있는 것 같지만, 같은 꽃게인지 누가 알겠어? 전에 웃긴 소리를 들었어. 암석 꽃게는 원래 암석에 숨는 습성이 없었는데, 사람들이 하도 잡아먹으니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돌에 들어가게 된 거래. 그때부터 스스로 개명한 게 아닐까?

하지만 그 편지에서 말하길, 광산 지하에 꽃게가 그렇게 많대. 너무 많아서 재난 수준이라고. 처리하지 않으면 200년 내로 광산이 무너지고, 그 위의 성도 같이 무너질 거래. 벌써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무 일도 없잖아. 꽃게만 다 사라지고. 우리가 다 잡아먹어서 멸종했나 봐. 내가 보기엔 고대 사람들은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인가 봐.

꽃게가 그렇게 많으면 나도 걱정 없었겠지. 지금 암석 꽃게 가격이 고공 행진 중이고 잡히지도 않아. 아마 이미 멸종했을지도 모르지. 나도 업종을 바꿔야 할 수도 있어.

듣기로는 넌 지금 「와일드 파이어」에서 역사를 연구한다며? 너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편지를 찾아서 바로 부쳤어. 「와일드 파이어」에서 밥도 제공하면 요리사로 추천해줘. 그게 내가 원하는 보답이야, 어때?

마르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