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하에게:
이 메시지를 확인했다면 내가 은신처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뜻이겠지. 저번처럼 편지지 뒷면에 주소르르 남겼어. (이번에는 항구 쪽으로 갈 생각이야. 이러다간 더 이상 숨을 곳도 없겠어)
약왕의 비전을 제외하고 시왕사 사람들도 날 찾아왔어. 하지만 어느 쪽도 내가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세력은 아니지. 그래서 예상보다 빨리 은신처를 옮기게 됐어. 내 추측이긴 하지만 약왕의 비전은 비밀이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해 너와 날 체포하려 하고 시왕사도 약왕의 비전을 잡기 위해 구름나루에 온 것 같아.
「약을 구하는 자」가 아니었다면 시왕사의 편을 들었을지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얼른 날 만나러 와줘. 네가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으니까.
난 다음 은신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곳에 도착하면 날 불러. 너 혼자 있다는 걸 확인하고 나면 네 앞에 나타날게. 「혼자」, 무조건 「너 혼자」여야 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다면 난 나타나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