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결국 비참하게 죽게 될 거야.
——이 세상에 비참하지 않은 죽음은 없어.
삼겁시대가 지난 지 수천 년, 선주 사회의 질서는 이미 안정을 되찾았고 조폭 조직은 역사속에서 사라졌지만 남은 세력의 잔당들은 아직도 과거의 영광만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를 유지하던「어둠의 세계의 규칙」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새로운 멤버들은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렇게 범죄 조직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마지막 지하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할머니 다리≫는 레전드 조폭 자을 환경으로 「최후의 형님물 환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형님물 환경과 달리 ≪할머니 다리≫의 주인공은 조직원들이 아니라 한 할머니의 딸 윤제다. 웬만한 사람들은 다 눈치 챘겠지만 윤제가 바로 감독 자윤의 페르소나다.
≪할머니 다리≫의 형님들은 다른 작품에서처럼 멋지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 이 환경속의 조직원들은 비열하고 잔인하고 뻔뻔한 범죄자들일 뿐이다. 자윤은 어린 시절 이런 환경에서 자랐었고 마지막 유혈 충돌을 직접 목격했었다.
제작사 망량 엔터는 환경에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으려는 자윤을 말렸다고 한다. 일단 「자전」이라는 장르는 체험자의 몰입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당시 형님 환경물은 여전히 인기를 거두고 있던 때라 「형님 안티물」 장르의 환경이 흥행을 거두지 못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자윤은 사비를 털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이 환경을 제작해 냈고 실제 흥행 성적으로 제작사의 판단이 완전히 틀렸음을 증명해 냈다. ≪할머니 다리≫는 그해 최고 흥행작이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나비 환경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리고 자윤은 망량 엔터와 계약을 해지했고 환경 수익금으로 향유 엔터를 설립했다. 물론 망량 엔터는 그로부터 얼마 후 부도로 참담한 결말을 맞이했다.
≪할머니 다리≫는 자세히 느껴봐야 할 디테일들이 아주 많은 작품이다. 어린 시절 자윤은 운기병들이 회당을 토벌하던 시기, 한 군인에게 입양되었고 그후 남 부럽지 않은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아왔다. 하지만 ≪할머니 다리≫의 결말에서 주인공 윤제는 결국 조폭 조직에 완강하게 저항하던 아버지의 품에 안겨 죽음을 거둔다.
어쩌면 자윤은 자신이 그 조폭 조직이 괴멸되던 그날 밤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