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물 「감당할 수 없는 무게」 연구 과제 담당 연구원님께:
귀하가 은하의 생물 다양성을 연구하는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제 역량이 부족해 실례를 무릅쓰고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전에 제가 각종 공식과 비공식 미팅, 여러 영능 혹은 일반 섬유 종이 편지를 통해, 「토튼족」이 실제로 규소 기반인지, 아니면 보이는 그대로——돌——인지,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가 미결로 남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여러분들의 학과에서는 「토튼족」을 「내부의 전기 신호로 교류하는 규소 기반 생명체」로 규정했습니다만, 기나긴 앰버기원 사이 이미 멸족되어 역대 통치자들의 생각편정이 박힌 면류관——「감당할 수 없는 무게」만이 남았습니다.
제가 식견이 짧아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1. 「토튼족」은 전기 신호를 사용해 교류합니다. 그렇다면 은하의 그 누구도 그들의 사상, 언어, 역사를 알 수 없을 터인데, 그렇다면 이 전기 신호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도 있고, 이 전기 신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말할 수 있죠. 이것을 어떻게 반증할 수 있을까요?
2. 만일 반증할 수 없다면, 「토튼족」의 역사는 전부 위장 역사학자가 허구로 꾸며낸 것일 수도 있겠지요.
3. 이 우주정거장에서는 뛰어난 몇몇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문 밖을 나서지 않아 아무도 행성 토튼을 직접 답사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수정 면류관 하나를 손에 넣었을 뿐이고, 어디서 들은 건지도 모르는 황족 역사를 가지고 토튼족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생명체로 규정했죠, 이건 연구 규범에 어긋나지 않을까요?
4. 우주정거장의 학과 교류회에서 지형과가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광물학적 특성에 대해 상세한 연구 보고를 내놓았습니다. 해당 보고는 그것을 우주에서 보기 드문 진귀한 광석 덩어리로 간주했습니다. 반면 생태과는 이 기물을 죽은 종족의 생각편정으로 규정하고 해당 기물을 가져갔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는 강도짓이나 다름없습니다.
밤낮을 뒤척이며 심사숙고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기물 분류 실수로 인해 쌓아온 명성을 하루아침에 잃는 것을 참을 수 없었고, 본 학과의 존엄이 횡포를 부리는 생태과라는 이름의 파벌에게 무참히 짓밟히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이 편지를 쓰면서 그 근본을 깊이 연구했지만, 이는 아래 세 마디의 말을 하기 위해서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