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um 붕괴: 스타레일

≪스타피스 컴퍼니≫

2634장:스타피스 컴퍼니

「앰버 로드」 클리포트——머리가 없는 거대 조각상은 과묵하고 세상사에 무심하며, 비밀스럽기 그지없는 거대한 성벽을 짓는 일에만 몰두한다. 무엇을 위해서일까? 모른다. 무엇을 막기 위해서일까? 모른다. 우리 같은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사람은 무지를 깨달으면 그를 멀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언제나 비정상이 존재하는 법. 그들은 두 부류로 나뉘며, 그중 한 부류는 이렇게 생각했다. 신이 벽을 세우고 있는 것이라고——그럼 이 벽은 신성하다——세상에, 우리도 벽을 세워야 한다!——이게 대체 무슨 논리일까?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고 믿고, 각자의 행성에서 귀한 자원을 낭비해가며 쓸데없는 것을 짓기 시작하는 이들을 「축성가」라고 부른다. 또 다른 부류는 축성가보다 멍청하다. 축성가는 머리가 비정상이지만, 최소한 자신의 이익을 생각했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와, 신이 벽을 세우고 있다——그럼 벽은 신성하다——세상에. 우린 신이 벽을 세우는 걸 도와야 한다!——뭐?

그렇게 우주에서 봉사 정신이 가득한 사람들이 모여 클리포트의 지원대를 결성했다. 이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알고 운명의 길의 힘을 빌려 각 세계로 날아가 벽 건설에 필요한 물자를 신에게 바쳤다. 당시 이 바보들 사이에서 똑똑한 두 사람이 나와 우주 전체의 운명을 바꾸었다.

이어서 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려 한다.

우선 지원대는 낯선 행성으로 향했다. 그들은 운이 좋았다. 행성에는 선량한 종족이 가득했고, 그들은 지원대를 따뜻하게 환영했다. 지원대가 말했다. 「존경하는 동포들이여! 우주가 지금 위기에 빠졌습니다. 우리의 에이언즈는 광년을 단위로 은하계를 보호할 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동참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외계인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오, 그것 참 큰일이군요. 그럼 우리는 뭘 하면 되나요?」

지원대가 말했다. 「우리가 필요한 건 목재, 돌, 철근, 콘크리트, 티타늄 합금… 아무튼 건축자재면 전부 다 원합니다」

「알겠습니다」 외계인이 말했다. 「우리는 자재들이 많습니다. 이걸 무엇과 바꿀 생각입니까?」

——이때 경제학의 첫 번째 상징인 자원의 물물 교환이 발생한 것이다——

지원대가 말했다. 「오. 우리는 목재와 돌, 철근, 콘크리트, 티타늄 합금이 아주 많습니다……. 아무튼 건축자재라면 다 있습니다」

외계인이 말했다. 「이 교환은 무의미합니다」

똑똑한 사람이 바로 여기서 등장했다. 이 둘의 이름은 루이스•플레밍과 동방계행으로, 현재 스타피스 컴퍼니 본사의 모든 타일과 천장에 이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똑똑한 사람이 재빨리 대답했다. 여기서 은하 세 개 너머에 클레멘타인이라는 행성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특산품인 겨울과는 입에 살살 녹고 맛이 아주 좋습니다. 그들은 뛰어난 말주변으로 겨울과를 구하기 어려운 희귀 열매로 포장했다.

와, 외계인은 이렇게 말했다. 「들어 보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목재 500kg과 겨울과 500kg을 교환합시다」

——이때, 자원은 계량화된 가치를 얻었다——

겨울과는 아주 귀한 열매였다. 똑똑이 1호 루이스•플레밍이 말했다. 「앰버기 1년을 보내더라도 500kg 생산은 무리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에게 목재 500kg은 일도 아니죠. 이렇게 하시지요. 목재 500kg에 겨울과 5근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이 만족할 거라고 보장합니다!」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이건 약 800 앰버기원 전에 일어난 대화인 만큼, 지금의 독자라면 똑똑이 1호의 말이 헛소리라는 걸 눈치챘을 것이다. 겨울과는 맛있을지 몰라도, 그렇게 희귀한 열매는 아니다. 똑똑이는 거짓말을 했다. 그는 정보 불균형이라는 중요한 자산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수록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이 사례에서 똑똑이 1호가 가진 것이 바로 가격 결정권이다.

그리하여 거래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지원대는 물자를 얻으려면 상대가 관심 있는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지원대는 건축자재 외의 물건을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식, 음료, 옷, 각종 용품… 다른 행성이 관심을 가질만한 건 다 사들였다. 거래는 점점 많아졌고, 사업 규모는 점점 커졌다. 그리고 똑똑이 2호 동방계행은 깨달았다. 우주에서 유일하게 이 사업을 하는 사람들로서, 이제 우리만의 규칙을 만들어야겠다고.

——그렇게 우주 화폐가 탄생했다——

지금으로부터 770여 앰버기원 전, 루이스•플레밍과 동방계행은 지원대를 개편하고 스타피스 컴퍼니의 설립을 선포했다. 동시에 스타피스 컴퍼니는 우주 유통 화폐인 신용 포인트를 발행했다. 그 후로 각 행성 사람은 특산품 교환 가치를 걱정할 필요가 사라졌다——모든 물건에 가격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컴퍼니에서 신용 포인트를 획득하고, 다시 신용 포인트로 컴퍼니에서 상품을 구매한다. 컴퍼니와 중간 시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결산할 수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지만, 컴퍼니에는 아주 중요한 호재였다.

구매자와 판매자의 자산 흐름에 정체가 발생했다.

——그리고 정체는 자산의 축적이 나타났음을 의미했다——

조 단위의 자산이 컴퍼니 신용 포인트의 형식으로 은밀하고 신속하게 스타피스 컴퍼니의 주머니를 채웠다. 하지만 스타피스 컴퍼니의 주머니는 밑 빠진 독이다! 그렇게 스타피스 컴퍼니는 에이언즈의 물자 구매 조직에서 권모술수에 능한 우주 최대 세력이 되었다.

특별히 덧붙이자면, 이미 큰 성공을 거둔 스타피스 컴퍼니는 여전히 설립 초심을 기억하고 있다. 컴퍼니가 약 800 앰버기원 동안 누적한 건축자재는 현재 에이언즈 클리포트 주변의 모든 행성에 쌓여 있으며, 그 수량은 아직도 늘고 있다. 에이언즈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고, 이 자재를 사용할 의향도 전혀 없다. 그러나 컴퍼니의 태도는 여전하다.

이건 신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