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um 붕괴: 스타레일

자백서

작성자: 건•코노레브

연구원 생활 초기에 억제할 수 없는 연구 동력의 중요한 출처가 있었다. 그건 바로 타고난 호기심, 현실에 더럽혀지지 않은 소박한 정의관, 어린 시절과 고향의 소실에 무력했던 고통이었다.

이렇게 복잡한 감정들에 북받쳐 은하 정의, 행성의 역사와 사악한 파벌에 관한 책을 한 권 한 권 썼다. 책에서 난 혼돈의 질서와 우주에 미래를 탐구했고, 은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가 품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진 그랬다. 그 사건으로 난 연구자에 불과하단 사실을 깨달았다. 현실에서 난 사람 목숨을 파리처럼 여기는 강자를 저지할 수도, 바람 속에서 소멸하는 약자를 구할 수도 없다.

그래서 연구원 생활 후반에는 더는 정의를 탐구하지 않았다. 힘이 없는 자에게 정의는 사치스러운 단어다. 난 삶의 마지막에 우주정거장에서 비밀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스타 책임자가 이미 내 요청에 동의했다.

이 실험은 최대한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예정이다——도리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 자리를 빌려 사죄한다——이건 단지 내가 더는 정의를 고민하지 않는 전환점의 대수롭지 않은 부속품이고, 내 소소한 소원을 이루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