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 씨께
이 편지는 미담의 시작이 될 수 있으니 잘 보관해 주시길 바랍니다.
당신과 함께 일한 한 달은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았어요. 처음 제 눈에 들어온 건 당신의 아름다운 외모입니다. 당신은 대다수의 여성들보다 아름다우십니다. 비록 제 첫사랑만큼은 못하지만요.
하지만 이건 중요하지 않죠. 당신의 진정한 매력은 일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예요. 이런 태도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벨로보그 여성이 가져야 할 품성이거든요. 당신이 진지하게 취재 원고를 준비하는 모습은 정말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어요. 깔끔한 정리도, 조리 있는 질문들도, 모두 탄복했죠. 이 부분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데, 만약 제가 취재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겁니다. 특히 리액션과 유머 감각 같은 부분 말이에요. 저와 더 많은 교류를 나누는 게 어떨까요? 그러면 당신은 매우 건설적인 의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의 일은 더욱 순조로울 것입니다.
듣자 하니 리라 씨네 ≪먼 길의 여행자≫ 잡지사는 아직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매스컴이라 하더군요. 앞으로 많은 시련을 맞이하게 되겠죠. 이러한 시련에 맞서려면, 리라 씨 같은 미혼 여성은 모든 면에서 당신을 지지해 줄 수 있는 훌륭한 남자가 꼭 필요할 겁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제 소개를 하자면, 전 3년 연속 ≪수정일보≫에서 앞서가는 핵심 인재로 선정됐고, 동료들에게 자주 「신문사를 통틀어 가장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물론, 이런 건 기자의 기본 자질이라고 생각하지만요. 또 운동도 많이 해서 특히 오래 달리기에 능한 편이고, 외곽에 있는 스노크로스에서도 여러 번 높은 랭킹을 받았지요. 저만큼 훌륭한 남자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혹시라도 절 좋아하게 된다면, 집착은 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저희의 사랑은 운명의 우연일 뿐입니다. 벨로보그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힘을 바치기 위해서니까요. 만약 사랑을 위해 일을 희생시켜 버린다면, 앞으로의 시간 동안 부끄러움을 느끼며 살아가야 할 텐데, 그걸 어떻게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편지를 읽게 된다면, 부디 7일 이내로 답장 주시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바빠서 *찢어진 부분은 유실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