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um 붕괴: 스타레일

9위 ≪청구≫

9위 ≪청구≫
감독: 원발
극본: 바실 바시트

——선생님, 저희는 청구를 떠날 거예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저희는 단 한 순간도 청구를 떠난 적 없어요. 청구는 그곳이 아닌 이곳에 있어요. 우리가 있는 곳이 곧 청구니까요.

이 환경은 여우족 창세 전설을 베이스로 파란만작한 에픽 스토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청구≫ 이전까지 나비 환경은 한 사람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서술했으나 청구 작품 이후로는 여러 인물의 각도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청구≫에서 체험자는 청정, 만지, 입사 세 명의 현자의 시선으로 여우족 역사 초기의 전쟁, 평화, 안정과 멸망을 보여주고 있다.

선주 연맹과 스타피스 컴퍼니는 한때 긴밀한 문화 소통을 유지했었다. ≪청구≫가 바로 그 시기에 탄생한 작품이다. 바실 바시트는 스타피스 컴퍼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극작가였으며 이 작품에서 또한 그녀의 내공 있는 필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감독 원발은 본 작품에서 전쟁 씬 그리고 캐릭터 전환 등에 섬세한 디테일 처리 기술을 보여주었으며 그 후 발표된 수많은 나비 환경 작품에 영향을 미친 교본 작품이기도 하다.

≪청구≫는 시대적 영향을 받은 특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선주의 자본력만으로는 수백 명이 서로 죽고 죽이는 장관을 절대 촬영해 낼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스타피스 컴퍼니가 제공한 「자유 의지 환상」 기술로 「체험자가 완전히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가끔씩 이 은하계 전체가 외딴 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각 은하계의 주민들은 외딴 섬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처럼 봉쇄적이고 모든 외부인에게 적대감을 드러내곤 한다. 그때마다 필자는 다시 ≪청구≫ 작품을 보곤 한다. 작품 자체의 스토리를 느끼기 위해서라기 보다 두 가지 문명이 힘을 합쳤을때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