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버 미지 수록기, 「헤르타」 우주 정거장이 새로운 연구원을 맞이했다. 그는 우주 정거장을 위해 여생의 모든 열정을 쏟고 유일무이한 연구 성과를 얻어내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을 것이다. 그의 「여생」이 영원처럼 긴 시간일지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 그 사람이 어떤 실험 사고에 휘말렸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사고」로 인해 다른 「사고」들이 일어났음을, 다른 「사고」들을 해결하려면 먼저 그 「사고」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론해 보려면 상상력을 발휘하는 게 좋겠다: 어쩌면 「정신 투영」 효과를 가진 기물이 있거나 그때 진행 중이었던 프로젝트 자체가 「정신 투영」 분야의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스크린에 꿈 꾸는 데이터가 나타날 거란 기대감을 가지고 버튼을 눌렀지만 그것이 바로 거대한 비극의 시작이었다.
방위과 기록에 따르면 우주 정거장의 사고 때문에 연구원들이 희생되는 상황도 자주 일어나곤 했지만 연구원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육체」는 실제로 사라졌고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아는 사람도, 그의 경험을 수첩으로 기록해 둔 사람도 없었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우주 정거장에는 그의 그림자가 남아있을지도 모른다——이것이 운명의 장난일까? 그는 자신의 사고력을 완전히 물체로 투영시키는 데 결국 성공했고 자신의 몸으로 실험의 마지막 단계를 완료했다.
만약 눈 앞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관측」만 할 수 있을 뿐 그 상황에 간섭하거나 자기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다면 그건 어떤 느낌일까? 그 답은 물론 미쳐버린다일 것이다. 생각을 「감옥」에 가둬둔다면 그 생각은 그속에서 어떤 물건으로 표현될까? 그리고 허상뿐인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운반체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 누구도 답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우주 정거장에는 또 다른 어두운 면이 하나 추가되었다. 자신의 커피잔에 담긴 물건이 뜨거운 커피가 아닌 성인의 부정적인 생각이라면 그 누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 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연구실 도난방지문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연구원은 그 소리를 「흐느끼는 듯한 시끄러운」 소리라고 묘사했으며 신비로운 생물이 울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본인과 본인의 비서는 바로 신비롭고 시끄럽다는 도난방지문의 정체를 직접 학인하기 위해 현장 탐사를 나갔다. 하지만 눈 앞의 펼쳐진 상황에 우리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어떤 의심스러운 현상도 「정신 투영」임을 증명할 수 있는 그 어떤 증거도 찾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필자와 비서의 끈길긴 조사 끝에 우리는 도난방지문 근처에서 울보 유령을 하나 발견했다. 울보 유령이 내는 「흑흑」 소리를 심약한 연구원이 울음 소리로 착각하고 이러한 소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었다.
필자는 여러분들께 호소한다. 괴담은 괴담으로 풀고 일도 적당히 해야 하는 법. 그럼 다음에 다시 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