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um 붕괴: 스타레일

반물질 군단 - 파멸

「검은 옷의 사자가 물었다. 『넌 왜 살아 있지?』 그는 고민하더니 모호하고 어려운 답안을 내놓았다. 사자가 치명적인 미소를 지었다. 『다시 묻겠다. ——넌 왜 아직 살아 있지?』」
——아드리안 스펜서-스미스, ≪별하늘 우화≫


「파멸」의 에이언즈 나누크는 거대한 규모의 군단을 거느리고 수많은 세계에 혼란과 고난을 퍼트렸다. 그의 신도는 「파멸」의 운명의 길에 오르리라 맹세하고, 문명과 생명의 절대적 대립에 서서 우주를 위협하는 「반물질 군단」을 설립했다.

은하계의 흉포한 종족이 군단의 선봉을 맡았고, 사악한 야심가는 세계를 멸망시킬 음모를 꾸몄다. 그들은 군단의 두뇌가 되었다. 미숙한 신생 세계는 처참히 짓밟혀졌고, 실력을 자부하는 문명은 붕괴의 끝자락에서 겸손을 배웠다. 「파멸」의 의지는 저물어가는 세계에서만 걸음을 조금 늦춘다. 산산조각 난 행성을 활보하는 군단은 쇠퇴하는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혼돈 에너지를 탐식한다. 그들은 문명의 마지막 불꽃이 꺼져야 만족하고 다음 학살 목표를 찾으러 떠난다.

군단의 파도에 휩쓸린 세계는 벼랑에서 막막한 질문을 던진다. 「왜?」 양들의 절망적인 비명에 천만 악마가 별들이 몸서리를 치는 비웃음을 보낸다. 마물이 난무할 때, 「파멸」의 신의 그림자가 별하늘에 나타나 또 다른 세계의 비극적인 종말을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