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평]
1. 비주얼이 영 아니다. 끈적거리는 것 같아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2. 「야채」라고는 했지만 이건 사실 동굴에서 뜯어온 이끼다. 그래도 맛은 꽤 좋았다. 이끼가 푹 삶아져서 국물에 새콤함이 더해진 데다 걸쭉하면서도 너무 뻑뻑하지는 않아서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이대로 내놓았다가는 다른 손님에게 고소당할 수도 있을 테니까.
[주방장 답변]
맛이 괜찮다니 다행이군요. 메뉴의 이름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끼 수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 메뉴가 정식으로 나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시식평]
1. 깡통을 무슨 폐자재 무더기에서 가져온 건가? 깨끗하게 세척한 것 같기는 한데 가장자리가 얼룩덜룩해서 먹기 싫어진다.
2. 솔직히 돈이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육즙이 잔뜩 배어 나와서 좋기는 했지만, 먹다가 깡통에 데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굳이 깡통을 고집할 필요가 있나? 제발 다른 용기로 바꿔라.
[주방장 답변]
죄송합니다. 실은 얼마 전에 어떤 오래된 책에서 「깡통은 탕 요리와 찜 요리에 적합하며, 재료 본연의 신선함을 오랫동안 유지시켜준다」라는 글을 읽었거든요. 어떻게든 개선책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불편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시식평]
1. 빵 껍질 이거 재미있구만. 깡통보다 훨씬 고급스러워 보인다. 혹시 빵 껍질로 꽃을 만들어보는 건 어떤지?
2. 깡통 가장자리에 빵 껍질을 덧댄 건가? 이 요리의 유일한 단점이 장점으로 승화되었군. 남은 열 때문에 더욱 바삭해진 빵 껍질을 부드러운 도롱뇽 고기에 곁들여 먹은 다음, 다시 빵 껍질을 육즙에 찍어 먹으면… 감히 평가하는데, 이 깡통 도롱뇽찜은 이 호텔의 「진짜 보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방장 답변]
돈, 그런 건 무리예요! 전 빵 껍질로 꽃은 못 만들어요!
고마워요, 샌더스. 깡통이 너무 뜨겁다는 의견을 말해준 덕분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거든요. 깡통 도롱뇽찜은 내일부터 정식 메뉴로 추가될 예정입니다. 제가 대접할 테니 언제든지 오세요!
[시식평]
1. 맛은 있는데 양이 차지 않는다. 이걸 누구 코에 붙여? 하도 감질나서 집으로 돌아온 이후에 검은 빵 여섯 조각을 먹어 치웠을 정도다.
2. 차가운 요리라니 특이하군. 구운 버섯에 망치 고추를 곁들이다니… 식감의 차이가 뚜렷하고, 단맛이 나자마자 고추의 매운 기운이 올라온다. 에피타이저라서 얼핏 보면 양이 적은 것 같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다 먹어 치우고 없다.
3. 혹시 고추가 안 들어간 버전은 없나요? 맛있기는 한데, 전 매운 음식을 못 먹거든요…
[주방장 답변]
안 매운 거라… 아직 망치 고추를 대체할 만한 재료는 찾지 못했네요. 모레부터 추가될 요리도 매운 것밖에는 없어서 당분간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돈 씨, 언제부터 코가 그렇게 커졌길래 이걸 누구 코에 붙인다고 그래요?
[시식평]
1. 고기 젤리라, 어린 시절의 맛이로군. 하지만 메뉴 이름에 「쥐고기」를 붙이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 뭔가 어린 시절의 맛이 오염되는 것 같으니까.
2. 고기 젤리는 볼더 타운 토박이들이 모르는 이색 요리다. 미치광이 두더지는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아서, 다진 마늘과 함께 잘게 썰면 입 안에서 탱탱한 육질을 느낄 수 있다. 같이 찍어 먹는 소스로 나오는 사워크림은 부드러우면서도 질리지 않아 일반적인 생선 젤리 요리보다 훨씬 맛이 좋다.
3. 역시나 거티 사부님이시네요.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집으로 돌아가서 고기 젤리를 먹었던 때가 있었죠.
[주방장 답변]
아, 메뉴 이름은 「별미 고기 젤리」로 바꿨어요. 다음 주부터 정식으로 메뉴에 올라갈 거랍니다.
[시식평]
1. 재료의 신선도를 추구하는 건 알겠는데, 이번에는 너무 간 것 같다. 시중에서 파는 버섯이 몇 종류밖에 없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 메뉴에서 재료로 사용된 버섯 중 몇 개는 식용이 불가능한 품종이다.
2. 지금까지 이렇게 「화려한」 버섯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거 진짜로 먹을 수 있는 거 맞나요?
3. 양도 적당하고 맛도 괜찮지만, 먹고 나서 배탈이 났다. 손님의 소화 능력을 시험하는 음식이랄까.
[주방장 답변]
그게 정말인가요? 이걸 어쩐담! 죄송해요. 다들 별일 없어야 할 텐데…
[시식평]
1. 암석 꽃게 자체의 맛은 뛰어나지만, 튀김이라는 조리법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튀기고 나면 껍질이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해지는 바람에 돌로 내리쳐서 속살을 빼먹어야만 했다.
2. 거티, 혹시 암석 꽃게 손질할 때 자갈 같은 걸 깨끗이 씻어내지 않은 건가요? 튀기고 나니까 돌멩이가 껍질과 하나가 되어버린 데다 잘 보이지도 않아서 먹다가 이가 부러질 뻔했어요.
[주방장 답변]
실은 꽃게 파는 사람한테 너무 깨끗하게 씻지 말아 달라고 했어요. 그러면 재료 본연의 맛도 씻겨 나갈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너무 과했던 것 같네요. 지금이나마 사과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