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um 붕괴: 스타레일

2권

제 2장
더 많은 눈이 얼굴을 향해 쏟아졌고, 짐은 갈수록 무거워졌어요. 늙은 당나귀는 추위 때문에 발굽마저 아려오는 것을 느꼈어요.
「히히힝, 대체 이 눈보라는 언제쯤 끝나는 걸까?」
오래된 나무뿌리 뒤에 누워 있던 늙고 슬기로운 사냥개가 당나귀의 불평을 듣고는 하품을 하며 말했죠.
「멍멍! 눈보라는 멈추지 않아! 그런데 뭐하러 서두르는 거야?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눈 때문에 시야가 거의 가려진 당나귀는 더는 걸어갈 힘이 없었어요. 그래서 눈을 피하기 위해 사냥개와 함께 나무뿌리 뒤에 숨었죠.
그런데 왜 사냥개가 이렇게 눈보라가 몰아치는 들판에 나타난 걸까요? 당나귀는 궁금해졌어요.
「히히힝. 고마워, 친구! 그런데 왜 이런 눈보라 한복판에 있는 거야?」
그 물음에 늙은 사냥개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어요.
「멍멍, 천만에. 폭풍은 멈출 생각이 없고, 사냥감은 모두 자취를 감췄어. 그래서 주인님은 무정하게도 나를 파이로 만들려고 했거든. 그러니 어쩌겠어? 그냥 도망치는 수밖에!」
당나귀는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어요. 눈보라가 속에서는 갈 곳이 없었죠. 대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데 그때, 그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히히힝, 내 말 들어 봐! 저 먼 곳에 벨로보그라는 도시가 있는데, 거기는 날씨가 굉장히 따뜻하대! 나는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고, 너는 드럼을 칠 수 있으니까 함께 연주하면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 거야!」
늙은 사냥개는 훌륭한 제안이라고 생각했죠. 그가 감탄하며 내뱉은 숨이 얼음 송이가 되어 떨어져 내렸어요.
「멍멍! 그럼 우리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