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um 붕괴: 스타레일

양목의 메시지, 첫 번째

반하에게:

이 메시지를 보고 있다는 건 네가 날 찾아왔다는 걸, 그리고 내가 이미 컨테이너를 떠나 다른 숨을 곳을 찾았다는 걸 의미하겠지. 편지지 뒷장에 주소를 남겼어. 위에 묻은 먼지를 조심스럽게 털어내면 자국을 볼 수 있을 거야. (사실 컨테이너 위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대충 그려넣었어)

넌 혹시 내가 아프기라도 할까 봐 구름나루에서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할까 봐 걱정이 많이 됐나봐? 그러니까 택배 기계새로 선주의 음식과 이불, 베개까지 보내줬겠지. 선물을 받고 정말 기뻤지만 부끄럽기도 했어. 날 이렇게 그리워하는 너에게 난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보답을 위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부족하겠지.

내 수명이 몇백 년, 몇천 년 정도 된다면, 언젠가 이 은혜를 다 갚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장수는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난 불로장생을 위해 온갖 약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과는 근본이 달라. 난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어. 그리고 네 도움을 받은 덕에 그 길고 긴 여정이 더 이상 막연하게 느껴지지 않기 시작했고 불로장생도 현실이 됐어.

정말 진심으로 고마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컨테이너에서 생활했던 흔적은 전부 지웠어. 「약왕의 비전」이 날 찾아왔거든. 아마 너 때문이겠지. 하지만 화가 난다기보다 설레기 시작했어. 그 사람들이 날 찾아왔다는 건 네가 성과를 거두었다는 걸, 성공에 더 가까워졌다는 걸 의미하니까.

난 다음 은신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곳에 도착하면 날 불러. 너 혼자 있다는 걸 확인하고 나면 네 앞에 나타날게. 내가 너무 신중한 게 아닌가 불평하는 건 아니지? 이렇게 신중한 성격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양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