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정원의 명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하루에 한 끼만 제공한다는 원칙 때문에 입장권을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다행히도 지난달 친구에게 부탁해 티켓 한 장을 얻어서 큰 기대를 품고 미식 정원으로 향했다. 그날은 하늘이 더없이 높고 맑은 가을날이었다. 고당 숙수는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서 구화연을 대접해주었다. 장인 정신이 담겨 있던 그 음식은 마치 요리의 신이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고, 집에 돌아온 후에도 즐거움이 가라앉지 않아 붓을 들게 되었다. 개인적인 감상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반드시 한 번쯤은 먹어봐야 하는 최고의 맛」이라 하겠다.
코스 요리의 시작인 전채부터 걸작이었다. 고당 숙수는 게 껍질을 약불에 살짝 구워 나무와 같은 질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는 끌을 사용해서 껍질을 작은 배 모양으로 조각했다. 껍질은 굉장히 얇아서 반투명하게 보일 정도였다. 집게살은 철갑상어의 아가미로 만든 어교와 섞어 완자로 만들고 육수에 삶아 배 위에 얹었다. 탄력 넘치는 고기 완자는 접시로 옮기자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부들부들 떨렸다. 완자 안에 넣은 속재료로는 게장을 사용했다. 다 자란 게의 게장 부분만을 추려내 고급술과 함께 섞고 진득해질 때까지 저어준다. 이렇게 만든 소를 대나무 통으로 완자 안에 주입하는데, 여기서 완자에 왜 어교를 섞었는지를 알 수 있다! 탱글탱글한 완자에 게의 황장을 주입하면 처음 크기의 몇 배로 부풀어 오르는데, 표면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안에는 주황색 액체가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자연의 풍모가 느껴질 정도로 정교하게 조각한 접시 위에 생새우를 올리고 새우가 잠길 때까지 살구주를 부었다. 이것을 뜨거운 돌 위에 올려 천천히 끓이는 요리라니! 이 경탄이 절로 나오는 걸작은 선주에서도 재현해내기 어려울 것이다. 조금씩 몸을 떠는 생새우의 살에는 매실주의 풍부한 향이 스며들었다. 이제 이것을 특제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고당 숙수는 이 양념장 역시 상당한 연구를 거쳐서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안에서 떼로 몰려다니는 새우 중에 드물게 여왕 새우가 섞여 있는데, 이것을 잡아 가루로 만들어 경황화(驚惶花) 꽃잎과 어미초(語薇草) 새싹을 섞어 만든다고 한다. 이 요리 또한 하늘로 승천할 것만 같은 맛이었다!
미식 정원은 선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리인 교석삼미(巧石三美)를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렸다. 가을철에 가장 맛있어지는 황석소(黃石牛)의 등심을 듬뿍 사용해서 비장의 양념을 육수와 함께 넣어 약불에 졸인 것이다. 몇 번이나 양념의 제조법을 물었지만 숙수는 그저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제조법을 알려줘봤자 어차피 요리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할 텐데, 굳이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흥, 자존심 하나는 대단하더군. 이후에는 쇠고기를 화로에 넣고 기름이 배어 나올 때까지 구웠다. 다 구워지고 나면 검은색을 띠게 된 고기를 접시 위에 올린 다음 장식용 꽃을 뿌리고 육수를 부었다. 그렇게 하면 꽃잎은 온도 때문에 피어나고, 육수는 표면을 따라 흐르며 육질에 배어들게 된다. 이 광경은 마치 어두운 밤, 연못에 비치는 불꽃처럼 보여서 절로 눈길이 갔다.
구화연은 후식마저도 독특했다. 영수(永狩) 평원의 명월궁초(明月弓焦)를 졸인 다음 꿀을 섞은 붉은 버터 조각을 넣었다. 숙수의 말에 의하면 이 버터는 염소젖으로 만든 것으로, 굉장히 만들기 어렵다고 한다. 그 다음 보라색 고구마를 별 모양으로 작게 썰어 그 속을 세공하듯 도려내고 대나무 통을 써서 그 안에 방금 만든 붉은 소스를 채워 넣었다. 고당 숙수의 칼솜씨는 마치 물 흐르듯 매끄러웠고, 그 과정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그는 고구마 조각을 얼음에 넣어 식힌 다음 즉시 다른 냄비에 불을 올려 봉왕경장(蜂王瓊漿)을 끓이기 시작했다.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하자 냄비 안에 고구마 조각을 넣었고, 냄비 안에서 김이 확 솟아올랐다. 숙수는 내용물이 완전히 굳기 전에 접시에 부었는데, 이렇게 하니 액체가 식으면서 마치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처럼 응고되었다. 황금빛 껍데기는 바삭바삭했고, 꿀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그 맛이 너무 지나치지 않아 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