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의 이유로 반년 동안 무대를 떠나 있던 소프라노 사라가 ≪설국 과거사≫와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밤 언론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시사회에서 오페라계의 스타들이 모여 펼쳐낸 ≪설국 과거사≫는 벨로보그 언론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사라는 지금까지 최우수 오페라 여가수상에 여섯 차례나 노미네이트된 오페라계의 「대선배」다. 하지만 오랜 시간 오페라계에 몸을 담아왔음에도 그녀는 ≪설국 과거사≫에 대해 말할 때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처음에는 알리사•랜드 역을 맡고 싶지 않았어요. 몸이 아직 다 낫지 않아서 고음역대에서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카롤라가 이번 작품이 마지막 무대라고 해서 조금 무리해서라도 이 배역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사라는 ≪설국 과거사≫에서 수호자 알리사•랜드 역을 맡게 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그때 저는 정말 젊었어요. 대부분의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식욕이 왕성했지만, 지갑은 텅 비어 있었죠. 카롤라와의 우정은 바로 음식에서 시작되었어요」 새로운 전설의 자리에 올라선 이 소프라노는 그녀가 어떻게 카롤라와 알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극장 자선 만찬 행사에서였다. 그저 먹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던 사라와 카롤라는 한 접시 앞에서 만났다. 그 이후로
안타깝게도 고령으로 카롤라는 은퇴를 결정했고, 그녀는 ≪설국 과거사≫를 자신의 은퇴작으로 선택했다. 사라는 ≪설국 과거사≫ 팀에 꿈을 품고 합류하기로 결정한 일원이 카롤라 하나뿐이 아니라고 말했다. 피가로 감독은 군상극 오페라에 도전함으로써 커리어의 전환을 이루고 싶어 했다. 또한 사라와 카롤라, 앤드류 작곡가와 같은 자타공인 오페라계의 전설들과 함께 오페라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프로그램 리스트나 ≪설국 과거사≫ 팸플릿을 보면 알겠지만, 주역은 저 하나일지라도 결국 이것은 군상극이거든요」 ≪설국 과거사≫는 벨로보그의 전설적인 여섯 수호자들을 선정하고, 극 중에서 그들의 빛나는 삶을 후임자에게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사라는 말했다. 사라가 맡은 알리사•랜드를 제외하면 등장인물의 절반 정도는 신인 배우로 구성되어 있다. 「오페라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사라와 카롤라는 신인 등용으로 젊은 루키들이 오페라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를 바라고 있다. 바로 사라와 카롤라가 처음 만났던 것처럼 말이다. 이제 카롤라는 곧 무대를 떠나지만, 사라는 자신과 친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어떻게든 이어나가고 싶어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에 경의를, 물러서지 않는 이상에 경의를, 그리고 오페라의 미래에 경의를 표합니다」 사라는 미소를 지으며 물잔을 들어올렸다. 그녀는 와인 대신 물로 오페라의 미래를 향해 진심어린 축복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