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um 붕괴: 스타레일

태양의 축제 전의 일상생활 인터뷰

*≪수정일보•주말판≫에 게재된 조사*

태양의 축제를 맞이하며 집집마다 바빠지고 있습니다. 벨로보그 여러분, 태양전은 준비되셨나요? 벨로보그의 평범한 한 가족을 만나 앞으로 다가올 태양의 축제를 위해 어떤 준비하고 있는지, 어떤 기분인지 들어봤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가정은 젊은 실버메인 철위대원과 그의 가족인데요. 마침 태양의 축제를 앞둔 오전이라 남편분은 태양의 축제를 축하할 음식을 사러 나가셨고, 아내분은 집에 남아 아이를 돌보고 계시네요.

기자:
안녕하세요, 실례하겠습니다. 전에 연락 드렸던 아벨이에요.

에단:
아…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인터뷰는 처음이라 조금 긴장되네요.

기자: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에단:
전 에단입니다. 군인이죠. 이쪽은 제 아내인 한나와 우리 아들 베크입니다.

한나:
안녕하세요, 한나예요. 저는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어요.

베크:
…브쿠.

기자:
베크가 정말 귀엽네요, 몇 살인가요?

한나:
이제 만으로 한살이에요.

베크:
망알… 게… 하으.

기자:
뭐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식자재를 사러 가시는데 왜 이렇게 짐이 많죠?

에단:
실은 미리 휴가를 냈어요. 오늘 금지구역 전방에 있는 동료들한테 뭐라도 챙겨주려고요. 그리고 나서 식자재를 사러 갈 겁니다.

베크:
망알 게하으.

한나:
쉿——

기자:
정말 좋네요. 동료분들이 무척 좋아하시겠어요. 그나저나 베크는 벌써 말을 할 줄 아는 건가요?

한나:
아뇨, 아뇨. 간단한 단어만 조금 따라하는 정도예요.

베크:
망알, 게하으!

기자:
와~ 하하, 한 살밖에 안 됐는데 대단하네요, 근데 뭐라고 하는 걸까…

한나:
'망할 게파드'요.

에단:
전… 아이와 같은 생각이 아니고요. 전 줄곧 대장님을 존경해 왔습니다.

기자: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 인제 아내분을 인터뷰할 테니까 일단 음식을 사러 먼저 가세요.

에단:
잠깐… 오늘은 아무래도 좀 이따 나갈게요. 또 무슨 엉뚱한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니.

에단과 한나는 결혼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태양의 축제 전통을 따라 신혼 사위인 에단은 식자재를 가지고 장모님과 함께 태양전을 만들어야 하죠. 하지만 직업 특성상, 2년 연속 태양의 축제 기간에 당번을 섰어요. 하지만 올해는 드디어 태양의 축제 휴가를 얻어——장모님 댁에서 솜씨를 뽐낼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에단:
실은 아직도 할 줄 몰라요…

한나:
이것 봐, 하나도 신경 안 쓰고 있었잖아. 기자님이 물어보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 우리 엄마는 뭘 먹으라고?

에단:
아니… 그게…

기자:
싸우지 마세요, 두 분. 베크가 이제 막 잠들었어요. 알겠습니다. 에단 씨는 평소에 밥을 안 하는군요?

에단:
네, 늘 아내 해왔어요, 일 때문에…

한나:
또 일 핑계지! 나도 일 많다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마음이 없는 거겠지

기자:
이렇게 할까요! 아예 지금 식자재로 태양전을 어떻게 만드는지 제대로 배워 볼까요.

앞치마를 두르고, 식칼을 들고, 에단 씨는 그럴싸하게 처음 요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처음이지만 에단 씨의 아내 한나 씨는 옆에서 가르쳐 줄 생각이 없는 것 같군요. 한나 씨는 기자에게 반드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뉘우치게 해주겠다고 조용히 말하네요.

이렇게, 에단 씨는 요리책을 보며 혼자 태양전을 만들 준비를 하나하나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계란 세 개를 풀어 설탕과 소금을 넣고 빠르게 저은 후, 음매 우유와 밀가루를 섞어 걸쭉하게 만듭니다. 중간중간 덩어리를 건져내기까지 하는 에단 씨, 초보치고는 꽤나 그럴듯합니다. 붓으로 냄비에 기름을 골고루 바른 후, 계란 물을 차례로 부어 태양전이 완성되었습니다.

에단 씨는 신이 나서 서리 연어까지 요리했네요. 기자는 운 좋게 이번 점심 식사에 초대되었습니다.

기자:
처음 만드신 것 치고 굉장히 그럴듯한걸요…

에단:
그래도 좀 긴장되네요.

한나:
…그럼 먹어 볼까요.

기자는 지금껏 아주 많은 태양전을 먹어봤는데, 이렇게 우유 향이 깊고, 간과 식감이 적당한 태양전은 처음입니다. 가히 교과서에 실어도 될 정도입니다. 이게 철위대 군인의 첫 요리라니, 믿기지가 않네요. 훌륭한 태양전에 서리무늬 연어와 요거트 꿀은 정말로 최고였습니다. 과장 없이 에단 씨의 태양전은 개업을 해도 될 수준이에요.

이후의 인터뷰는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기자와 한나 씨는 에단 씨를 도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100장 가까이 되는 태양전을 부쳤습니다——베크가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릴 때까지, 젊은 부부는 아이에게 점심밥을 먹이지 않았다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임시 가족 인터뷰에서 이렇게 따스한 서프라이즈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에단 씨가 장모님 댁에서 솜씨를 발휘할 수 있길 바랍니다.

P.S. 집을 떠날 때 기자는 50장 가까이 되는 태양전을 가져갔답니다, 진짜 너무 맛있었어요.